🧑‍🎓 인문학 + 공학

우선 간단히 ‘문과생’ 여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엄밀히는 공학 학위를 받았다. 공학 학위를 받았다는 것은 복수전공을 했다는 뜻이다. 인문계에서 공부했지만 3년의 고등학생 시절 수능을 포함해서 수학은 3번을 제외하고 전부 100점이었다. 수학을 너무 좋아해서 수학만 공부하느라 선생님한테 혼나기 일쑤였다.(다른 과목 성적을 올려야 했는데🤣)

수학을 좋아하는데 왜 인문계를 갔느냐 하면 중학생 때까지 수영선수를 했었다. 하지만 무관에 빛나는 수영선수였고 선수를 할지말지 고민하던 시점에 우선 체대 입시를 위해 인문계로 진학했지만 결국 수영은 사랑하는 취미로 남겨두기로 했다.🏊‍♀️ 그러던 중 다른 열정을 부을 무언가를 찾다가 수학과 딱 눈이 맞았던 것이다. 어느 정도로 좋아했냐면 현재 회사에 취업하기 전까지 약 6년간 수학 과목 강사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처음에는 고등학생 때 다녔던 학원 선생님의 추천으로 보조강사를 시작했고, 이후 작은 동네 학원에서 수학 강사를 했다. 이후에 감사하게도 개인 과외 제안들이 들어와 문과 고등학생들을 수업했다. 그렇게 15년도 수능 이후 현재까지도 수능 시험을 보고 있다😁

그래서 전공이 무엇이냐면, ‘문헌정보학’이다. 보편적으로는 ‘도서관학’을 많이들 떠올리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했다. 명확한 직업적 꿈은 없었지만 다행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는 알고 있었다. 무언가를 오래 고민해서 풀어내는 일(=수학, 스도쿠, 방탈출)이나 필요한 것을 만들어내는 일(=목공, 셀프인테리어, 리폼)을 좋아했던 나는 입시를 준비하며 고민에 빠졌다. 도대체 재미있어 보이는 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마주친, 당시 엄청난 붐이 일어났던 “빅데이터”, “데이터 분석” 등에 마음이 뺏겼다. 그렇게 학교를 찾아보다, 졸업한 학교에서 문헌정보학과에 빅데이터 심화 전공이 추가되고 아주 팍팍 밀어준다는 소식을 접하고 입학하게 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아쉬웠다. 입학 당시 최초 신설 과정이다보니 불명확하게 진행되는 부분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전혀 흥미가 없던 도서관학 관련 수업도 전공 필수 과목이었기 때문에 억지로 엉덩이를 붙이고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게 데이터 분석 관련 수업만 골라 편식하며 ‘흘러가는 대로 되겠지~’ 하는 2년이 흘렀다.

그러다 나의 인생을 바꾼 수업인 “R 프로그래밍” 을 만났다. 고민한 풀이를 적었을 때 돌아가거나 안돌아가거나 하는 즉각적인 피드백이 오고, 그 결과물을 바로 직접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 재미있었다. 바로 다음 학기에 IT공학과 프로그래밍 수업을 신청해서 듣고 복수전공을 신청했다. 다행히 학점이 되어서 합격할 수 있었다.(역시 엉덩이의 힘은 컸다🪑)


💡 인생에서 잘한 점

아무래도 4년동안 다른 친구들이 배우는 걸 2년동안 배워야 하나보니 성적이 와르르 내려앉았다. 그래서 빠르게 따라잡기 위해 국비를 가자! 라고 판단을 하고 2018년에 바로 1년 휴학을 했다. 8월까지는 “자바의 정석” 책과 이고잉 선생님의 “생활코딩” 만 보면서 공부했던 것 같다.(남궁성 선생님, 이고잉 선생님, 김영한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8월부터 12월까지 600시간 국비 학원을 진행했다.

개인적으로 수업 때 얻은 게 많지는 않았다. 왜냐면은 처음 자바는 2주동안 하니깐 내용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았는데 바로 JSP, Servlet, Struts, Spring, MyBatis, HTML 등 내용들을 거의 일주일에 하나씩 끝냈다. 교육 두 달, 프로젝트 두 달로 진행되는 커리큘럼이라 두 달동안 위 과목들을 다 진행하니깐 한 주동안 하는 게 없었다. 보고 따라치고 보고 따라치고의 무한 반복이었다…😵‍💫 9시부터 4시까지는 거의 수업을 따라치는 것 밖에 안하다보니 내가 이해가 안된 채로 두 달을 날릴 것 같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남을 가르칠 때 많이 배운다’ 라는 생각으로 과외 경험을 살려 4시부터 6시까지는 오전에 했던 수업 정리하고 6시부터 7시 저녁 먹고 7시부터 8시까지 1시간 정도 다른 분들께 강의식을 진행을 했었다. 이때 정말 많이 배웠었다.

나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타이밍 중 하나가 직무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직무에 따라서 겪는 환경과 만나는 사람들이 달라지고 관심사까지 통째로 바뀌면서 인생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에 데이터 분석쪽만 꿈꾸고 있다가 개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작은 선택이 점점 커져서 내 인생의 큰 방향을 바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시작점이 된 개발 공부를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너무 좋은 사람들과 재밌게 일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